늦은 결혼과 출산 등의 영향으로 자연스럽게 난임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 부부 7쌍 중 1쌍이 난임을 겪을 정도로, 난임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난임의 주요 원인은 난소 기능 저하가 문제인 경우가 많다. 임신과 자녀 계획이 있는 부부나 가임 여성은 건강검진 시 난소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자 한다. 이때 필요한 검사가 난소 나이를 알 수 있는 'amh' 검사이다.
난소 기능 저하,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 꼽혀난임은 임신을 할 수 없는 명확한 이유가 있어서 임신이 되지 않는 불임과는 달리, 생물학적으로 임신이 가능함에도 계획대로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부부가 피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1년 이상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를 난임으로 판단한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민 관심 질병통계에 따르면, 난임 환자 수는 2019년 기준 23만 명을 넘어섰다. 2017년 20만 8,704명에서 2018년 22만 9,460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2019년에는 23만 802명으로 최근 3년 평균적으로 약 5%가량 증가한 것.남성 난임은 정자를 만드는 고환에 이상이 있는 경우, 발기 장애, 정액 내에 정자가 없는 무정자증 등이 주요 원인이며, 여성의 경우는 자궁질환이나 배란 장애, 난관 요인, 자궁 요인, 난소기능 저하 등이 난임의 원인으로 꼽힌다.여성의 대표적 생식기관 중 하나인 난소는 여성호르몬의 분비를 담당하는 기관이며, 임신에 가장 중요한 배란이 이루어지는 곳이다. 최근 난소 기능 저하가 난임의 주요 원인으로 급부상하면서, 난소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간단한 채혈로 난소 나이 측정 가능여성은 어머니의 뱃속에 잉태될 때부터 일정량의 난자 개수를 보유하게 된다. 이 난자 개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줄어드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성의 인생 전반에 걸쳐서 보자면, 임신 20주 태아 시절에 난자 보유량은 600~700만 개로 가장 많다. 태어날 때가 되면 100~200만 개로 줄어들게 되며, 생리가 시작되는 사춘기 때 30만 개로 다시 줄어들고,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감소하다가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폐경 연령인 50세 무렵에는 약 1,000개 미만이 남는다. 이 과정에서 35~37세부터 본격적으로 난자의 개수가 감소한다. 즉, 나이가 들면서 난포의 개수가 감소하고 노화로 인해 난소의 기능도 점차 저하된다.물론 난소 기능이 반드시 나이에 반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유전적 요인이나 기저질환, 생활 및 식습관 등 환경적 요인에도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에 젊은 여성에게도 난소기능 저하 소견이 관찰되는 경우도 있다. 난소 기능은 한번 저하되면 회복이 어려우므로 가임이 여성이라면 당장의 임신과 출산 계획이 없더라도 평소에 난소 건강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난소기능 저하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스스로 자각하기 어렵다. 이때 진행하는 검사가 간단한 채혈로 '난소 나이'를 측정할 수 있는 '항뮬러호르몬(anti-mullerian hormone, 이하 amh) 검사이다.항뮬러호르몬은 난소의 미성숙 난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여성의 난소는 출생 시 미성숙 난포를 가지고 태어나고, 초경이 시작되면 생리주기마다 이 미성숙 난포 중 하나의 난포가 선택되어 성숙하는 과정을 거쳐 배란된다. 항뮬러호르몬 수치가 낮다는 것은 남아 있는 난포(배란될 가능성이 있는 난포)가 적다는 뜻이 되고, 반대로 높다는 것은 가지고 있는 난포가 많다는 뜻이 된다. 난포는 새로 생기지 않기 때문에 이 수치를 연령대별 평균치와 비교하여 난소 나이가 몇 살인지 결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하지만 이 수치는 연령대별로 정리된 통계 수치와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에 수치가 아주 높은 경우나 환자의 실제 나이가 젊은 경우에는 비교할 수 있는 수치가 없어 '난소 나이' 결과 없이 수치만 나오는 경우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로 표현되는 결과보다는 수치가 더 의미 있고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평균적으로 amh 수치는 30대 초반에는 3~4ng/ml, 30대 후반은 2~3ng/ml, 30대 후반은 2~3ng/ml, 40대 초반에는 1~2ng/ml, 그 이후에는 더 감소한다.
난소 나이 알면 여성 건강도 보인다amh 검사는 생리 주기와 관계없이 혈액검사로 확인할 수 있어 쉽게 해볼 수 있는 난소 기능 평가 중 하나이다. 배란될 수 있는 난포 숫자가 확인되면 조기 폐경 유무를 추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난소 기능이 떨어지는 자궁내막증, 다낭성난소증후군, 난소 종양 유무 등을 유추하는 데 도움이 된다.또한, amh 검사 결과로, 임신과 출산 계획을 세우기도 하며, 난임 일 경우 치료 방향을 판단하거나 필요시 난자 동결 여부를 고려하는 데 판단 기준이 된다. amh 수치가 낮다고 해서 난자의 질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다. amh는 난자의 수량 문제이지 질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난소 나이가 신체 나이보다 현저히 높게 나온다면 난소 기능이 떨어진 상태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물론, 나이가 들어 amh 수치가 낮아지는 것은 노화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나이나 유전적 원인 외에도 생활 환경적인 부분에서 난소 나이를 높게 만드는 원인이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불규칙한 생활이나 과중한 스트레스, 흡연이나 음주 습관 등은 난소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호르몬제를 잘못 복용하거나 비타민d가 충분하지 않을 때도 난소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 때문에 검사를 통해 질병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 난소 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면 여성 건강에 도움을 주는 영양소를 복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